『울트라 세븐[ウルトラセブン]』 울트라의 별

TBS / 1967.10~1968.9 / 컬러 TV 시리즈 / 전 49화 / 제작 : 츠부라야 프로 / 출연: 모리츠구 코우지 , 히시미 유리코

M78 성운에서 항성관측을 목적으로 온 한 외계인이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린 지구인의 생명을 구해준다. 그 사건으로 인해 지구와 지구인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그는 스스로 그 지구인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하여 당시 온 우주를 뒤흔들고 있던 항성간 전쟁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쿨 성인의 지구침략이 시작되고 자신을 ‘모로보시 단’이라고 소개한 외계인은 힘겹게 싸우고 있던 울트라 경비대를 도와 쿨 성인에게 잡혀간 사람들을 구출한다. 하지만 울트라 경비대가 위기에 빠지자 그는 ‘울트라 아이’를 사용하여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 쿨 성인들을 격퇴한다. 이후 모로보시 단은 울트라 경비대에 입대하게 되고, 그가 변신한 거대 외계인의 모습은 울트라 경비대 7번째의 대원이라는 뜻으로 무적의 히어로 ‘울트라 세븐’이라고 이름지어진다. 하지만 원래 항성관측원에 불과했던 그는 거듭되는 전투 중에 서서히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고, 때로는 지구방위와 우주평화가 서로 상충되는 모순들을 겪으면서도 울트라 세븐은 최후까지 지구를 위해 싸울 것을 결심한다.


방영당시로부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전 울트라 시리즈 중 최고 걸작이라 불리우는 이 작품은 ‘울트라맨’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완벽한 SF 변신 히어로물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작품은 시나리오 라이터인 킨죠 테츠오의 자전적인 이야기로도 유명한데, 그는 츠부라야 프로 내부의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작품 속에 그대로 사용하거나, 스스로 오키나와 출신이었기 때문에 겪은 여러가지 갈등을 역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모로보시 단에 대입하여 리얼한 문제의식을 담은 수준 높은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 작품에는 환상성을 배제한 하드 SF적 세계관과 ‘The Outer Limits’를 연상시키는 각종 개성적인 외계인들의 묘사는 물론, 냉전체제를 우주전쟁에 빗댄 첩보물의 요소가 보다 폭넓게 도입되어 모로보시 단이 변신 아이템 울트라 아이를 몇번이나 빼앗기는 등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묘미도 강화되었으며, 냉전적 사고방식과 핵의 위협을 정면으로 비판한 ‘초병기 R-1호’나 일본의 침략자로서의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논마르트의 사자’ 등 지금 보아도 뒤떨어짐이 없는 명 에피소드가 속출한다.

또한 울트라 경비대의 슈퍼 머신에는 당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던 영국의 SF 인형극 ‘선더버드(Thunderbirds!)'의 영향을 받은 미래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역할 분담이 도입되었고, 특히 그 발진 장면에는 선더버드 이상의 박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상당한 정성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여기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된 ’발진 장면‘의 긴장감과 박진감은 후대의 특촬물과 애니메이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울트라 세븐 자체의 디자인도 전작의 울트라맨과는 전혀 틀린 예각적인 실루엣과 붉은 색을 기조로 한 대담한 컬러링, 광선기나 격투기 이상의 박력을 가진 예리한 부메랑 ‘아이 슬러거’의 도입 등 울트라맨과는 차별화 된 매력을 보여주었으며, 울트라맨에서 도입되었던 ‘컬러 타이머’에 의한 3분 활동제한이 삭제된 덕분에 인간 크기에서는 거의 무제한으로 활동할 수 있는 울트라 세븐은 보다 히어로로서 다양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보통 회가 거듭될수록 강화되는 다른 주인공들과는 달리, 거듭되는 중상으로 인해 거대화 시간이 제한되는 등 점점 파워가 약해져 가는 울트라 세븐의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는 예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이러한 독특하면서도 비극적인 설정은 그를 보다 비장미 넘치는 히어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바로 평소에는 캡슐 속에 들어 있다가 필요할 때면 꺼내 쓰는 캡슐 괴수인데, 당시 어린이들이 가장 갖고 싶었던 물건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캡슐 괴수였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어린이들의 괴수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주는 아이디어로서 소형 괴수인형의 판매에도 크게 이바지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이것이 현재 전세계적인 히트 캐릭터상품인 ‘포켓몬스터’의 공식적인 원조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70년대 후반의 울트라 괴수 ‘수집’ 열풍도 포켓몬스터 탄생의 결정적인 힌트가 되었다.)

그 이외에도, 캐릭터 한 명 한 명이 강렬한 개성과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울트라 경비대의 인간드라마라던가 어디까지나 플라토닉하면서도 ‘청춘’을 느끼게 해주었던 단과 안느 대원의 가슴아픈 사랑. 그리고 최종회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싸우는 울트라 세븐의 정체를 깨닫고 자신들의 목숨도 함께 버릴 각오로 뛰어든 울트라 경비대의 사투는 지금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도들이 당시로서는 너무나 시대를 앞서가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정작 원래의 타겟이었던 어린이들에게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부분이 많았고, 덕분에 전작 울트라맨에서 30%를 웃돌았던 시청률이 이 작품에서는 10% 정도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고지라 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특촬 작품을 만들어오면서 갈고 닦은 기술을,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쏟아부은 스탭들의 열의는 현실과의 값싼 타협을 용납하지 않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이 작품을 후대에까지 최고라 일컬어지는 명작으로 만들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스탭의 중심인물이었던 킨죠 테츠오는 츠부라야 프로를 떠나 오키나와로 돌아간 후 지역방송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되고, 츠부라야 에이지 역시 노환으로 쓰러져 얼마 후 별세함으로서 이 작품은 츠부라야 프로의 전설적 시대를 이끌었던 두 천재가 남긴 최후의 작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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