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맨 티가[ウルトラマンティガ]』 울트라의 별

MBS-TBS계 / 1996.9~1997.8 / 컬러 TV 시리즈 / 전 52화 / 제작 : 츠부라야 프로덕션 / 출연 : 나가노 히로시, 요시모토 다카미, 다카기 미오

21세기 초엽, 지구상에서는 공해와 전쟁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고, 인류는 드디어 진정한 평화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7년, 지구에 갑자기 이변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TPC(국제평화연합) 극동지부에 조직되어 있던 특수부대 GUTS는 괴수출현을 예언한 타임캡슐의 지시대로 고대문명의 피라밋을 발견한다. 거기에는 고대 인류의 수호자였던 거인들이 석상이 되어 잠들고 있었지만, 갑자기 괴수 고르자와 메르바가 나타나서 석상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GUTS의 마도카 다이고 대원은 이를 어떻게든 저지하려고 하지만 그가 탄 전투기는 순식간에 괴수들의 공격에 당해버리고 만다. 그때, 다이고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말이 있었다. "거인을 되살리는 방법은... 빛이 되는 것!" 고대 지구인의 유전자를 이어받고 있던 다이고는 빛이 되어 마지막 남은 최후의 석상과 하나가 되고, 되살아난 석상은 빛의 거인이 되어 괴수들을 쓰러뜨린다. 그 빛의 거인을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울트라맨 티가라고.

'울트라맨 80' 이래, 16년만에 만들어진 울트라맨의 TV 시리즈. 당초 예정되어 있었던 '울트라맨 네오스'의 기획이 좌절된 후, 어떻게 해서든 30주년 기념작품을 TV 시리즈로 만들어 보려던 츠부라야측과, 울트라맨을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매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하고 있던 방송국측의 의견 충돌로 인해 제작 확정까지에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결국 방영개시를 5개월 앞두고 극적인 타협에는 성공하였으나 이후에도 사태는 난항을 거듭했고, 실제로 제작이 개시된 것은 방영 2개월 전인 96년 7월에 들어와서였다.

그러한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작 세상에 나온 작품은 팬들이나 스폰서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의 제작 스탭들이 어린시절 실시간으로 체험했던 '울트라맨'이나 '울트라 세븐'에서 느껴졌던 정통파 특촬 히어로의 묘미가 최신의 기술을 빌려 완벽하게 되살아난 본 작품은 ,'그레이트'나 '파워드' 이상의 수준 높은 특촬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났음은 물론, 예전의 울트라 시리즈에 대한 진심어린 경의와 존중의 뜻도 잊지 않고 있었다.

이 '울트라맨 티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스폰서를 설득시킬 수 있었던 최고의 세일즈 포인트는 바로 상황에 따라 3가지 형태로 변형하는 울트라맨의 등장인데, '가면라이더 블랙 RX'를 연상시키는 이러한 3단계 변신은 각 형태의 독특한 개성을 잘 살려낸 연출과 어우러져 팬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었으며, 이러한 단일 히어로의 다단계 변신은 이후의 '울트라맨' 시리즈는 물론, '가면라이더' 시리즈에도 다시 피드백되어 반다이의 단골 수익모델로서 활용되기도 하였다.

스토리 면에서도, 당시 '암흑신화' 등을 통해서 일본에서도 지명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던'크툴루 신화' 의 요소를 투입.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를 형상화시켰던 크툴루 신화의 고대신들의 이미지는 이미 일종의 전형적인 캐릭터로서 전락해 있던 '괴수'들에게 다시한번 전성기때와 같은 존재감을 부여해 주는데 성공하였으며, 이런 원초적인 공포에서 인간을 구해줄 수 있는 존재는 하늘에서 내려온 구원자가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에 잠자고 있는 '빛'이라고하는 메시지는, 예전의 울트라맨들이 항상 마지막에 남겨주었던 '지구는 결국 인류의 손으로 지켜야한다'라는 충고를 '마음 속에 빛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울트라맨이 되어 지구를 지킬 수 있다.'라는 한층 희망적인 주제의식으로 승화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 작품의 스탭들은 앞서 말한 열악한 요건 속에서도 주변의 상황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며 시종 진지한 제작태도를 잃지 않았는데, 예전의 울트라 시리즈의 재미를 다시한번 어린이들에게 느끼게 해주겠다는 대의명분과 더불어, 울트라맨이란 과연 무엇인지, 괴수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문제의식은 고연령층의 팬들은 물론, 어린이들까지도 매료시키는데 성공하며 '평성 울트라맨' 시리즈의 문을 활짝 여는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캐스팅 면에 있어서도 이 작품은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주인공에는 이 작품의 주제가를 담당하기도 한 인기 그룹 V6의 멤버 나가노 히로시를 기용. 처음에는 울트라 시리즈가 단순한 아이돌 홍보용 프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아이돌로서의 고된 일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사명감을 가지고 주인공 다이고 역을 멋지게 연기해낸 나가노의 열연은 기존의 팬들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히로인 레나 역을 맡은 요시모토 다카미는 다름아닌 초대 '울트라맨'의 주인공이었던 쿠로베 스스무의 딸이라는 사실이 많은 화제를 불렀는데, 다이고와 레나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사랑 이야기는 '울트라 세븐' 이후 계속되었던 울트라 전사들의 비극적인 이야기와는 달리 당당히 결실을 맺음으로서 팬들 사이에서는 한층 더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이들 두 주인공에게 지지않는 팀 GUTS 대원들의 개성적인 활약도 팬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는데, 타이트한 스케쥴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출연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던 나가노 히로시의 고충을 보조하기 위한 각본측과 배우들의 적극적인 자세는, 예전의 울트라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친숙한 인물설정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방위조직의 여자 대장으로 등장한 다카기 미오의 중후한 연기와 더불어, 팀 GUTS를 전 울트라 시리즈 중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방위조직으로 기억되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그 높은 인기를 몰아, 희망이 가득찬 이 작품의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들은 후속작품인 '울트라맨 다이나'에도 그대로 계승되어 울트라 시리즈 사상 보기 드문 연속적 세계관을 그리는 시도로 이어졌으며, 2000년에는 이 '티가'와 '다이나'를 잇는 작품이자 '티가'의 실질적인 최후의 에피소드로서 극장판 작품 '울트라맨 티가 파이널 오딧세이'가 제작되기도 하였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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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07/01/01 20:14 #

    이것도 벌써 10년 전 작품이라니 세월 참 빠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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