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맨 가이아 [ウルトラマンガイア]』 울트라의 별

MBS-TBS계 / 1998.9~1999.8 / 컬러 TV 시리즈 / 전 51화 / 제작 : 츠부라야 프로덕션 / 출연 : 요시오카 타케시, 타카노 핫세이

때는 현재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미래, 20세기 말엽, 전세계에서 동시에 태어난 천재소년소녀들은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알케미스타즈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광양자 컴퓨터 크리시스는, 이 지구에 파멸을 부를 존재가 나타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UN과 알케미스타즈는 힘을 합쳐 대근원파멸 지구방위연합 GUARD를 설립. 그 과학력을 결집하여 지구방위 시스템으로서 XIG를 결성했다. 그리고 어느날, 드디어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던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드디어 지구에 그 모습을 드러낸 ‘괴수’가, 그 압도적인 힘으로 모든 것을 짓밟기 시작한 것이다. 예상 이상의 그 힘 앞에서는 XIG도 속수무책이었지만, 바로 그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나타난 빛의 거인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거인을 ‘울트라맨’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어서 나타난 또 하나의 울트라맨은 인류의 편이 아니었다…  

‘티가’로 촉발되어 ‘다이나’에서 불이 붙은 새로운 울트라 붐을 이어받아 만들어진 ‘평성 울트라맨’ 제3작. 이번 작품은 ‘티가’나 ‘다이나’와는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앞선 두 작품에서 보여준 희망적인 밝은 미래가 와는 사뭇 다른, 이미 ‘파멸’의 예언이 내려진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그 운명에 맞서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연과,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1999년이라는 그야말로 ‘세기말’을 맞아서, 츠부라야가 지향하고자 하는 노선이 무엇인지를 뚜렷이 보여주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역시 두 명의 울트라맨이 레귤러로서 활약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각각 대조적인 적색과 청색의 컬러링을 하고 있는 두 명의 울트라맨은 두 명 모두 지구의 어떤 의지에 의해서 태어난 천성적인 천재라는 것을 제외하면, 서로 대조적인 면모를 보이며 작품 상에서도 처음에는 대립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먼저, 작품의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주인공’ 울트라맨 가이아 = 다카야마 가무는 뜨거운 열정과 사명감을 가지고 인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전형적인 울트라 히어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역대 울트라 전사들과는 달리, 인간 모습일 때는 전투원이 아닌 정보수집요원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정신력, 체력의 양면에서 미숙함을 보여주는 부분,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일 조차도 잊어버릴 정도의 순수한 마음은 언제나 ‘강인한’ 이미지로 다가왔던 역대 울트라 전사들과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매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또 한명의 주인공인 울트라맨 아굴 = 후지미야 히로야는, 냉철한 이성과 결단력을 갖춘 하드보일드 히어로에 가깝다. 지구의 파멸을 막기 위해 도출된 결론 = 인류 말살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며 싸우는 그의 모습은 정통파 히어로인 가무와는 상반되는 다크 히어로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 항상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실은 가무 이상으로 스스로의 신념과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 자신의 엄청난 과오를 깨닫고는 힘없이 주저앉았다가도 다시 일어서서 정의를 위해 몸을 던지는 그의 독특한 캐릭터는, 차가우면서도 불안한 매력을 발산하며 여성 팬들에게 가무 이상의 높은 인기를 얻기도 하였다.

‘울트라맨 가이아’는 이러한 두 명의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전작에서부터 이어져온 ‘괴수란 무엇인가’, ‘울트라맨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보다 심오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데, ‘가이아’에서 처음에 등장한 괴수의 이미지는 정체불명의 파괴자로도, 대자연의 심판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복잡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괴수들의 움직임은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지구를 지키기 위한 또 다른 싸움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하지만 무지한 인류는,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우주로부터의 침략괴수를 물리치기 위해 깨어난 지구의 괴수들마저도 적대시하면서 스스로의 손으로 지구의 의지를, 그리고 희망을 짓밟는 것이다.

후지미야 = 울트라맨 아글은 그러한 인류의 어리석음에 절망하고, 스스로 지구괴수의 편에 서서 인류를 멸망시키는 길을 택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러한 괴수와 인간과의 대립마저도 우주로부터의 침략자가 조작한 사악한 술수였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또한 가무 = 가이아 역시, 숱한 싸움을 거쳐가며 진정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길은 바로 괴수와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깨달음은, 최후의 적, 근원파멸천사의 앞에 허무하게 쓰러졌던 울트라맨이 인간만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생명의 희망을 담은 진정한 지구의 수호자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이아’의 정체성은 바로 이러한 ‘공존’의 의식에서 찾을 수 있는데, 괴수의 원형적인 이미지이기도 했던 ‘대자연의 복수’나 ‘대자연의 어찌할 수 없는 힘’을, ‘자연과의 공존’을 강조하는 환경보호운동의 관점에서 해석한 이러한 독특한 시각은 이후의 ‘울트라맨 코스모스’에서 더욱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과의 ‘공존’과 ‘상생’이야말로 비록 험난한 길이지만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된다.

물론 ‘울트라맨 가이아’라는 작품의 매력은 그러한 주제의식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 이미 일본 열도를 싹쓸이하고 있었던 ‘에반게리온’의 열풍을 의식하였는지, 이 작품의 세계관은 치밀한 설정을 바탕에 깔아둔 하드 SF를 지향하고 있는데, 이에 걸맞게 지구방위조직 XIG의 면모도 지금까지처럼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파출소 규모의 조직이 아니라, 방대한 인원과 대량의 병기, 그리고 복수의 기동부대를 운영하는 대규모 조직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그러한 거대조직의 이점을 살린, 보다 다양한 전사들의 드라마 역시 이전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진지함으로 팬들에게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어느정도 작품에 몰입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세계관과, 비록 스토리상의 필연성 때문이라고는 해도 두 명의 주인공 모두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천재로 설정한 것은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거리감을 느끼게 하였고, 더불어 일부 정통파 울트라 팬들의 반발을 사기도 하였는데, 츠부라야 측은 두 명의 주인공 역에 서로 상반된 매력을 지닌 미청년 배우들을 배치함으로써, 여성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높은 인기를 유지하는데 성공하였다.

마지막으로 잠시 특촬 작품으로서의 ‘가이아’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스토리 라인 자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스토리가 진행되는 대하드라마적 플롯 덕분에 전작들만큼의 다채로운 시도가 도입되기는 힘들었지만, 특촬 기술면에서는 눈에 띄는 진보를 보이며 울트라맨을 능가하는 초거대 적들의 출현과, 보다 세련된 연출로 그려진 도시파괴 장면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며 특촬 매니아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앞서 말한 일관성이 있는 플롯에 맞추어 서로 연관성을 가진 괴수들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과, 작품 당초부터 근원파멸초래체가 보낸 침략 괴수와, 대자연의 화신인 지구괴수들과의 차이점을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분명히 구분지었다는 점 등은, 예전에는 각각의 괴수의 개성을 부각시키는데만 급급했던 디자인 작업이 보다 작품 내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에반게리온’에 대한 대항의식을 필요 이상으로 드러내면서 어린 시청자들보다는 고연령층의 취향에 가까운 작품이 되어버렸고, 이러한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후 제작된 극장용 작품 ‘울트라맨 티가, 다이나 & 가이아 초시공의 대결전’에서는 가무 = 가이아가 ‘우리들의 세계’로 날아와 평범한 어린이들의 친구가 된다는 독특한 스토리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덧글

  • 건담=드렌져 2007/01/05 23:03 # 삭제

    제가 울트라맨 넥서스와 맥스 이후로 전편 감상한 몇 안되는 울트라맨 시리즈....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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