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공격명령 고지라 대 가이강[地球攻擊命令 ゴジラ對ガイガン]』 토호특촬영화 크로니클

토호 / 1972년 3월 12일 / 컬러 89분 / 감독 : 후쿠다 준 / 각본 : 세키자와 신이치 / 특기감독 : 나카노 테루요시 / 음악 : 이후쿠베 아키라 / 출연 : 이시카와 히로시, 우메다 토모코, 타카시마 미노루, 무라이 쿠니오, 히시미 유리코

견습 만화가인 코타카는 어느날 이상한 테이프 하나를 줍게 된다. 하지만 그 테이프에는 이상한 음파가 녹음되어 있을 뿐이었는데, 괴수섬에서 그 음파에 반응을 보인 고지라는 안기라스에게 정찰을 지시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들은 안기라스를 공격하여 쫓아버리고 만다. 한편 테이프는 세계 어린이랜드 건설위원회에서 일하던 시마 타케시의 여동생, 마치코가 빼냈던 것으로서 타케시는 이미 3일전부터 행방을 감춘 상태였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코타카는 세계 어린이랜드에 잠입하여 거대한 놀이기구, 고지라 타워에 타케시가 감금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세계 어린이랜드의 정체는 사실은 M 우주 헌터 성운인의 지구침략 기지였고 그 테이프는 사이보그 괴수 가이강과 킹기도라를 조종하기 위한 음파가 들어있는 테이프였던 것이다. 우주인은 두 마리의 우주괴수를 이용하여 지구공격을 개시하지만 그 앞을 고지라와 안기라스가 막아선다.

‘ALL 괴수 대진격’의 참담한 실패와 ‘고지라 대 헤도라’의 기대이하의 흥행실적을 만회하기 위하여 토호는 다시한번 후쿠다 준을 감독으로 기용하지만, 이 작품의 시나리오 자체가 원래 후쿠다 감독의 주특기였던 모험물과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데다가, 후쿠다 감독 자신도 ‘고지라’라는 캐릭터 자체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던 혼다 감독과는 달리 철저히 고용감독으로서의 자세를 고수하며 영화를 찍었기 때문에, 이후 점점 가속도적으로 급전직하하게 되는 고지라 영화의 쇠퇴는 이때부터 예정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후쿠다 감독의 변명처럼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점점 삭감되던 예산 문제도 고지라 영화의 쇠퇴의 큰 요인임에는 분명하며, 결국 상대적으로 TV 특촬 작품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하던 고지라 영화는 이미 예전의 국민영화의 자리에서 쫓겨나 어린이들과 일부 매니아들만이 열광하는 마이너 장르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이는 결국 제작사 토호에게 있어서도 고지라 영화에 돌아가는 예산을 점점 삭감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 시점에서 이미 고지라 영화의 회생가능성은 거의 없어져버렸던 것이다.

이 작품에서도 괴수 조종 테이프를 둘러싼 외계인과의 첩보전 부분에서는 후쿠다 감독의 연출이 어느정도 빛을 발하기도 하지만, 정작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가 되었어야 할 괴수들의 결전 장면은 허술하기 이를 데 없어, 울트라 괴수에 대항하기 위해 모처럼 의욕적으로 디자인된 신괴수 가이강의 활약도 빛이 바래고 말았으며, 특히 만화적으로 희화화되면서 괴수 본래의 공포감과 문명에 대한 대립성이 완전히 배제되어 버린 지구괴수들의 모습은 환멸감을 넘어 차라리 처량하게까지 보였다.

어쨌든 이 작품 이후, 후쿠다와 나카노 콤비의 후기 고지라 시리즈는 흥행과 작품성 양면에서 처참한 실패를 거듭하며 이미 특촬 장르의 중심에서조차 밀려나 완전히 아동용 소품으로 전락한 고지라 시리즈의 명맥을 근근히 이어가게 된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