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메라 2 레기온 습래[ガメラ2 レギオン襲來]』 가메라 사가

다이에이 / 1996년 7월 13일 / 컬러 99분 / 감독 : 가네코 슈스케 / 각본 : 이토 카즈노리 / 특촬감독 : 히구치 신지 / 괴수 디자이너 : 마에다 마히로 / 출연 : 미즈노 미키, 후지타니 아야코, 호타루 유키지로, 나가시마 토시유키, 이시바시 타모츠, 후키고시 미츠루

갑자기 우주에서 낙하한 수수께끼의 괴물체의 정체는, 끔찍한 우주생물 레기온의 무리였다! 거대한 우주식물과 공생관계에 있는 그들은 드디어 삿포로 시내에서 행동을 개시한다. 삿포로 시내에 거대한 우주식물의 꽃을 피워 그 포자를 전세계에 퍼트리려고 하는 레기온에 맞서 급거 가메라가 날아와 우주식물을 태워버리지만, 그 가메라조차도 수없이 많은 레기온들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고, 가까스로 도망친 가메라의 뒤를 쫓아 이번에는 레기온들의 여왕인 거대 레기온이 출현한다. 자위대의 공격으로 모습을 감추었던 레기온은 센다이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고, 마침 센다이 부근에 놀러왔던 아사기는 레기온을 추적하던 소년과학관 직원 호나미와 만나게 되지만, 가메라는 결국 우주식물의 포자 발사를 저지한 대신 센다이를 소멸시켜버린 대폭발에 말려들고 만다. 두 번의 실패를 겪은 레기온은 도쿄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하고, 자위대는 필사적으로 반격하지만 레기온을 막기에는 역부족. 과연 인류 최후의 희망 가메라는 다시 부활할 것인가?


전작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의 대호평에 힘입어 등장한 이 '가메라 2'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과거 시리즈의 분위기를 거의 완전히 배제한 새로운 괴수영화로서 만들어졌다. 이 작품에 있어서 스탭들이 착안했던 점은, 괴수영화의 원천적인 코드라 할 수 있는 '문명과 이질적 존재와의 대결', 또는 우주전쟁물의 근간에 놓여있던 '문명과 문명과의 대결'을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고, 그리하여 만들어진 것이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우주로부터의 총체적인 도전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단일 개체나 종족만으로 구성되었던 예전의 침략 괴수들과는 달리, 이 작품의 악역 괴수 '레기온'은 그들과 서로 공생관계에 있는 우주식물과 더불어 하나의 생태계로서 지구로 날아왔고, 그러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엄청난 숫자의 레기온 개체들이 도시의 지하를 돌아다니며 무력한 시민들을 참살하는 모습이나, 지구상의 그 어떤 생물과도 닮지 않은 이질적인 그 생태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한껏 자극하며 관객들에게 기존 괴수영화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본질적 공포를 맛보게 해주었다.

또한, 그들의 번식에는 필요 불가결한 외계 식물이 보여주는 엄청난 파괴력은 마치 '아키라'의 핵폭발 장면과도 비견될 만큼 장렬한 것이었고, 그 가공할 위력은 무적을 자랑하던 가메라조차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아갈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또한 인류와 가메라의 끈질긴 공격에도 불구하고 공격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강렬한 잠재능력을 개방하며 가메라를 절대절명의 위기에까지 몰아넣는 거대 레기온의 파워는, 지금까지 등장한 그 어떤 우주괴수들보다도 위압적이고, 또한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이렇듯이 이 작품에 등장하는 괴수들은,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이미 공포의 대상에서 밀려나 버리고 말았던 '괴상한 생물'에 대한 관객들의 경이를 다시한번 일깨워 줄 만큼 강렬한 임팩트와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고, 그들의 생물적인 존재감을 지탱하는 총체적인 '생태계'로서의 치밀한 과학적 설정은 SF로서도 거의 궁극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묘사의 탁월함은 이 작품이 오락작품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제17회 일본 SF대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실로 일본식 SF 상상력의 신기원을 확립했다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자위대의 전면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전작 이상으로 밀리터리적 요소가 강화되어 있기도 한데, 당시 일본 자위대의 전차, 전투기 등 최신 장비로부터 시작하여 신형 전투복과 야전사령부의 지휘계통에 이르기까지 실로 완벽하게 재현된 '전장'의 묘사는 일부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락영화를 통한 자위대의 선전활동에 우려를 표명하는 움직임을 낳기도 했다.

어쨌든 이 '가메라 2'는 전작에서 보여준 '가상적 재난'의 시뮬레이션을 능가하는 '가상전쟁'의 시뮬레이션을 실로 극한까지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었지만, 정작 이 작품이 자타가 인정하는 궁극의 오락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전쟁 시뮬레이션적 요소 이상으로 괴수영화의 전통적인 재미를 충실히 추구했다는 점에 있었다.

인류의 힘만으로는 아무래도 역부족일 수 밖에 없는 침략자에 맞서서, 대자연의 화신인 괴수가 인류와 힘을 합쳐서 침략자에 대항한다는 상황설정 자체는 예전의 괴수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였지만, 그 대부분은 유치한 시나리오와 실망스러운 비주얼로 인해 결국 아동 영화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정말 '제대로' 제 구실을 다하고 있는 자위대의 모습과 더불어, 그 와중에서 벌어지는 민간인 주인공들의 활약, 그리고 너무나도 강대한 거대 레기온의 힘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싸우는 가메라의 모습이 실로 힘있는 비주얼과 치밀한 연출을 통해 사상 유례없이 통쾌한 활극으로 그려짐으로써, 지금까지의 그 어떤 괴수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주었다.

물론 이렇게 장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제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을 수 있었던 특촬 스탭들의 탁월한 역량이 없었다면 '가메라 2'는 이렇게까지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며, 그 중에서도 이 '가메라 2'의 특촬 파트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연출 작업을 거의 동시에 진행하면서, 두 작품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연출방법과 괴수영화적 연출기법 사이의 간격을 크게 좁혀놓는데 성공한 히구치 신지의 역할은 실로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전작에 이어서 여성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 가네코 & 이토 특유의 센스는 건재하였고, 전작의 여성진들에 비해 보다 매력적인 여성으로서 그려진 호나미 아오이 역의 미즈노 미키의 명연기는 이 작품의 영화적 완성도를 한층 높여주었다. 그러나 전작에서의 치밀하면서도 명료한 스토리 전개와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이토 카즈노리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설정의 소화불량 현상이 다소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다.

그러한 사소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괴수영화로서의 완성도는 스토리, 비주얼, 드라마의 모든 영역에 이르러 가히 극한에 이르렀다는 점에서는 평론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며, 지금도 절대다수의 괴수영화 팬들은 이 '가메라 2'야말로 현존하는 괴수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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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보니스틱스 :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 코드3 DVD 2009-04-28 23:30:02 #

    ... 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에 나올 때만 해도 오래된 캐릭터의 리메이크 유행에 편승한 일회성 작품 정도로나 생각되었던 이 영화는, 서서히 관객의 관심을 모으게 되어, 종국에는 2편 , 3편 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3부작 시리즈를 형성하게 되었다. 결국 가메라 자체는 이 시리즈를 끝으로 다시 한 번 기나긴 동면에 들어갔고, 괴수영화라는 장르 자체도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