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메라 3 사신<이리스> 각성[ガメラ3 邪神<イリス>覺醒]』 가메라 사가

다이에이 / 1999년 3월 6일 / 컬러 108분 / 감독 : 가네코 슈스케 / 각본 : 이토 카즈노리 / 특촬감독 : 히구치 신지 / 괴수 디자이너 : 마에다 마히로 / 출연 : 나카야마 시노부, 마에다 아이, 후지타니 아야코, 데츠카 토오루, 호타루 유키지로, 나카마 유키에

1999년, 전세계에 흩어져 있던 갸오스의 알들이 일제히 부활하면서, 피해는 점차 확대되고 있었다. 갸오스 부활 직후부터 이들의 움직임을 계속 추적하고 있던 나가미네는, 갸오스가 보다 강력한 존재로 변화하고 있다는 심증을 잡게 된다. 한편, 4년전의 가메라와 갸오스의 대결에 말려들어 양친을 잃은 소녀 아야나는, 봉인된 동굴에서 잠자고 있던 기묘한 알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도쿄의 시부야에서는 갸오스 하이퍼들과 가메라의 처절한 대결이 시작되고, 결국 갸오스 하이퍼들은 격퇴되지만 그 과정에서 2만명의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자 사람들과 정부는 다시 가메라를 적대시하기 시작한다. 한편, 아야나는 알에서 태어난 생물에 '이리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리스가 자신을 대신해서 가메라에게 복수해 주기를 바란다. 천황 직속의 무녀 아사쿠라는 그녀를 교토로 데려가 뭔가 음모를 꾸미려 하지만, 최종형태로 성장한 이리스는 아야나를 쫓아 그녀가 있는 교토로 날아오는데...


96년의 '가메라 2' 이후,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서 드디어 등장한 이 '가메라 3'는, 전작들의 대성공으로 인해 한껏 고조되어 있던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 준비기간 동안에 벌어진 적지 않은 잡음과 이로 인한 스탭진들의 분열, 그리고 전작들의 흥행실적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프로듀서의 불만 등이 겹쳐서, 사실은 매우 불안한 상황에서 출발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1편에 이어 다시 적 괴수로서 '갸오스'가 등장하고 1편의 히로인이었던 나가미네도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재등장하는 등, 많은 점에서 1편의 직계 속편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단순명쾌한 정의와 악의 대결이었던 1편의 이야기와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비록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거대한 존재들의 싸움에서는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작은 피해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지금까지의 많은 괴수 영화들은 주로 스크린 바깥에서 괴수의 활약을 지켜보며 그것들을 오로지 흥미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관객들의 시각에서 '괴수 레슬링'을 그려내고 있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실제로 괴수의 발 아래를 뛰어다니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거대한 존재들의 격돌'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하나의 극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부야의 대참사 장면은, 일본의 역대 괴수영화 중에서도 유례를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한 묘사를 보여주며, 초대 '고지라' 이후 사람들이 거의 잊어버리고 있던 '괴수'라는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데 성공하였고, 이러한 충격적인 표현기법은 이후 마찬가지로 가네코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고지라, 모스라, 킹기도라 대괴수총공격'에도 어느정도 계승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감독은 소화 가메라 시리즈는 물론 평성 가메라의 1, 2편에 있어서도 여전히 관철되고 있던 '정의의 괴수'라고 하는 가메라의 정체성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데, 애초부터 거대한 괴수라는 것은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로서 현대 문명과의 공존의 여지는 기본적으로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과, 진정한 '지구의 수호자'로서의 가메라와 인간들이 생각하는 '정의의 괴수'로서의 가메라 사이에 존재하는 인식의 엇갈림을 냉철한 시선으로 그려낸 본 작품은,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비판적인 관점에서 괴수영화 장르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본 작품은 작품의 공개 시기와 일치하는 '1999년'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종말'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인간의 선악이나 대의명분을 초월하는 곳에서 움직이고 있는 거대한 힘의 흐름 아래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고 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냄으로써, 1편 이상으로 재난영화로서의 측면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이 작품에서는, 한 소녀의 비틀어진 증오심과 애정이 파괴신 이리스를 키워내는 모습을 통해 인류 스스로가 자신들을 파멸로 몰아넣는 재앙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인류의 거듭되는 과오와 자기중심적인 우매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을 사랑하고, 또 지키고자 하는 대자연의 말없는 따스함을 가메라를 통해 그려냄으로써,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문명비판적인 시각이 엿보이기도 한다.

반면, 이러한 주제의식들을 한 편의 '괴수영화' 안에서 모두 표현하고자 했던 과욕은 필연적으로 스탭들 간의 의견충돌을 부를 수 밖에 없었으며, 특히 그 디테일을 둘러싼 가네코 슈스케 감독과 각본가 이토 카즈노리의 의견차는 작품의 완성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매우 심각한 것이었다.

특히 이 작품의 히로인 아야나와 시리즈 전체의 히로인 아사기의 비중을 둘러싼 논쟁은 가네코 감독의 여배우 편애성향과 각본가의 지나친 완벽주의 등에 대한 추궁으로까지 발전하였고, 이로부터 시작된 논쟁은 클라이맥스와 결말 처리에 이르기까지 작품 전체에 대한 심각한 의견충돌 끝에 결국 가네코와 이토가 완전히 결별하는 계기를 만드는데 이르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두 사람의 반목과는 별도로 특촬 파트를 담당한 히구치 신지의 역량은 이 작품에 이르러 가히 절정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히구치 신지와 함께 괴수 디자이너, 마에다 마히로가 소속되어 있던 창작집단 'GONZO'가 쌓아온 CG 노하우의 역할도 컸지만, 그 이상으로 실로 장인정신의 결정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정교한 미니어처와, 스탭들이 직접 몸을 던져 만들어낸 아날로그식 시각효과의 비중도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그 하나하나가 상상을 초월하는 비주얼로서 평론가와 팬들 모두를 전율시켰고, 이에 자극받은 각 매체들 역시 앞선 2작품 이상으로 '가메라 3'을 크게 부각시키며, 이 작품이야말로 일본 영상기술이 이루어낸 하나의 정점이라고까지 찬양하는데 이르렀다.

사실 이 작품이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98년에 공개된 할리우드의 'GODZILLA'로 인해 일본의 문화계 전체가 받았던 충격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이미 괴수영화 본연의 활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린 일본의 고지라 대신, 이 '가메라 3'을 통해서 일본의 괴수영화에 대한, 그리고 일본의 대중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했고,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사람들의 이런 기대에 걸맞는 멋진 비주얼과 깊이있는 주제를 선보이며 일본 대중문화의 자존심을 되찾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특촬의 암흑기가 계속되던 평성 시대에 다시 부활하여 그 위용을 한껏 뽐내었던 가메라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불멸의 명성을 남기고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러한 활력을 이어받은 일본의 특촬 작품들이 애니메이션의 부진을 틈타 다시금 대중문화의 중심 무대로 치고 올라오면서, 새천년을 맞은 일본 특촬은 다시한번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게 되는 것이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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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사실 처음에 나올 때만 해도 오래된 캐릭터의 리메이크 유행에 편승한 일회성 작품 정도로나 생각되었던 이 영화는, 서서히 관객의 관심을 모으게 되어, 종국에는 2편 , 3편 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3부작 시리즈를 형성하게 되었다. 결국 가메라 자체는 이 시리즈를 끝으로 다시 한 번 기나긴 동면에 들어갔고, 괴수영화라는 장르 자체도 별다른 변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