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 VS 모스라[ゴジラVSモスラ]』 토호특촬영화 크로니클

토호/ 1992년 12월 12일 / 컬러 102분 / 감독 : 오오카와라 다카오 / 각본 : 오오모리 카즈키 / 특기감독: 카와키타 코이치 / 음악 : 이후쿠베 아키라 / 출연: 벳교 테츠야, 고바야시 사토미, 오다카 메구미, 이마무라 케이코, 오오사와 사야카, 코바야시 아키지, 타카라다 아키라

예전의 싸움에서 메카 킹기도라에 의해 해구 깊숙히 수장되었던 고지라가 운석 낙하의 충격으로 다시 눈을 뜬다.
한편, 유적 훼손혐의로 태국에 붙잡혀있던 고고학자 후지토 타쿠야는 이혼한 전처 마사코에게 석방조건으로 인펀트 섬의 거대한 알을 조사할 것을 의뢰받는다. 그곳에서 일본의 악덕기업 마루토모 관광에 의해 훼손된 자연을 본 타쿠야는, 전설의 선주민족 코스모스의 최후의 생존자인 두 명의 소녀에게서 그 알이 모스라의 알이라는 것과 코스모스를 멸망시킨 바토라가 부활할 것이라는 경고를 듣는다. 그러나 마루토모 관광에 의해 일본으로 실려오던 모스라의 알은 고지라의 공격을 받는데, 막 태어난 모스라 유충의 힘으로는 고지라를 이길 방도가 없었다. 그때 나타난 바토라의 개입으로 겨우 인펀트 섬으로 돌아온 모스라는 마루토모 상사에 의해 납치되면서 모습을 감춘 코스모스를 찾아 일본을 습격하게 되고, 돈벌이를 목적으로 코스모스를 손에 넣었던 타쿠야는 딸의 설득으로 코스모스를 모스라에게 돌려준다. 그때, 후지산이 폭발하며 나타난 고지라와 태평양에서 성충으로 자란 바토라가 다시 동경에 상륙, 요코하마에서 3대 괴수의 최후의 대결이 벌어진다.

이 작품은 84년의 고지라 부활 이후 시리즈 최다 관객인 420만명을 기록한 대히트작에 속하지만, 그 공적은 이 영화 자체의 재미보다는 어디까지나 전성기 토호의 또 하나의 간판스타였던 '모스라'의 부활에 힘입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비슷한 제목의 예전 작품 '모스라 대 고지라'와 어쩔 수 없이 자주 비교되는데, 예전의 모스라에 비해 보다 화려한 색상과 광선기를 자랑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예전의 모스라에 비해 명백한 성의 부족이 느껴지는 뻣뻣한 신생 모스라의 움직임은 골수 특촬팬들의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모스라' 자체의 부활이라는 이벤트성은 이 작품의 거의 모든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모스라의 부활이라는 일대 빅 이벤트를 빼놓고 이 작품을 평가하자면, '환경보호'라는 메시지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뭔가 붕 떠있는 드라마는 마치 유치원 수준의 교육방송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이고, '인디애나 존스' 등을 의식한 듯한 초반의 탐험장면은 조잡한 연출과 특수효과로 일본 영화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어 주었다.

괴수영화로서 이 작품을 평가해 보자면, 모스라의 화려한 색채와 바토라의 전투적인 형상은 각기 좋은 대조를 이루기는 했지만 예전의 모스라와 같은 신비감은 결국 재현해 낼 수 없었고, 너무 세련된 아이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코스모스 역시 예전의 다소 토속적이면서도 신비적인 분위기를 풍기던 소미인들에 비교하면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요코하마에서의 전투 역시, 광대한 세트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3대 괴수의 광선의 대향연이라는 뛰어난 시각적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예전 작품에서 보여준 생물적인 부드러움이 사라진 모스라의 뻣뻣한 모습은 스탭들의 장인정신이 빛났던 예전의 섬세한 연기를 어쩔 수 없이 그리워지게 만든다.

결국, 이 작품은 모스라의 부활 덕분에 어느정도의 흥행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그 태생적 숙명 때문인지 거의 모든 점에서 예전의 '모스라 대 고지라'에 비교당하며 혹평을 받는 것도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기점으로 하여, 고지라 영화는 우수한 흥행성적과 극악의 평가가 교차하는, 제2의 쇠퇴기로 돌입하게 된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