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2000 밀레니엄[ゴジラ2000ミレニアム]』

토호 / 1999년 12월 11일 / 컬러 107분 / 감독 : 오오카와라 타카오 / 각본 : 카시와바라 히로시, 미무라 와타루 / 특기감독: 스즈키 켄지 / 음악 : 후쿠베 타카유키 / 출연: 무라타 타케히로, 아베 히로시, 니시다 나오미, 사노 시로, 스즈키 마유

고지라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던 시노다 유지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고지라의 출현을 예지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아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하지만 그는 주변의 이해도, 별다른 성과도 얻지 못한채 그저 고지라의 무차별 파괴를 지켜볼 뿐이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가고시마 앞바다에 거대한 바윗덩이가 출현하는데, 조사에 착수한 위기관리국은 외계에서 온 이 바위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바위의 정체가 생물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고지라의 공격으로 껍질이 벗겨진 바윗덩이는 결국 UFO의 본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육체를 되찾기 위해 고지라가 가지고 있는 힘의 근원인 '올가나이저G1'를 흡수하려는 외계인은 결국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힘을 제어하지 못한 외계 생물은 결국 괴수 '올가'로 변하여 다시 일어선 고지라와 대결하게 되는 것이다.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를 마지막으로 일단 마무리를 지은 ‘고지라’ 시리즈가 다시 되살아난 배경에는, 당초에는 고지라의 아류작으로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괴수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에서 나온 수려한 영상미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한 수준 높은 SF마인드로 정통 괴수영화 팬들을 매료시키며 괴수영화 사상 그 이름을 길이 남긴 ‘평성 가메라’ 3부작과,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지라’로는 보이지 않는 비주얼이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던 할리우드판 ‘GODZILLA’가 있었다.

‘평성 가메라’ 시리즈가 3부작으로 종결된 직후, 새로운 고지라 영화가 다시 제작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가진 기대는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일본식 괴수영화의 진수를 보여준 ‘평성 가메라’와, 할리우드의 기술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GODZILLA’를 능가하겠다고 선언했던 이 작품에 대해서 사람들은 기대감과 더불어 막연한 불안감을 품기도 하였는데, 막상 뚜껑을 연 이 ‘고지라2000 밀레니엄’은 그러한 관객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희대의 괴작이었다.

이전 ‘고지라 VS 스페이스 고지라’에서 날림의 극치라고 일컬어지는 해괴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내었던 무능한 각본가 카시와바라 히로시는, 이번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떻게든지 튀어보려고만 발악하는 각본으로 이 작품의 질을 떨어뜨린 최대의 원흉이 되었는데, 지금까지의 고지라 시리즈에서 한발짝의 진보도 없는 흔해빠진 플롯 위에 ‘트위스터’, ‘인디펜던스 데이’, ‘스피어’ 등 할리우드 SF 작품들의 인상적인 장면들을 적당히 짜집기해 만든 수준 이하의 시나리오는, 결국 'VS 스페이스 고지라' 이상의 악몽으로 승화되면서 기껏 열의를 가지고 참가해준 명배우들의 얼굴에까지 먹칠을 하고 말았다.

물론, 이 작품은 시나리오뿐만이 아니라 비주얼면에서도 애초부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출발했었다. 할리우드의 악영향으로 괴이하게 변모해버린 고지라의 디자인부터 시작하여, 도저히 새천년기를 여는 메이저 작품의 센스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50년대식 문어형 외계인, 그리고 라이벌 괴수 ‘가메라’를 쓸데없이 의식한 것도 모자라서 예전의 ‘스페이스 고지라’의 과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신괴수 ‘올가’의 추태는 그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 치명타에 가까운 충격을 주었다.

결국 이 ‘고지라2000 밀레니엄’은 당초에는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평성 가메라' 시리즈 덕분에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평단과 팬들의 집중공격 속에서 전작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쓸쓸히 막을 내리고 말았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by 백금기사 | 2006/12/31 22:17 | 고지라 전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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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이브스 at 2006/12/31 22:55
정말 보고나서 국내엔 왜 저걸 수입했나 할 정도로 한심하더군요
Commented by 열혈 at 2007/01/09 14:58
일본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왜 저렇게 실패만 거듭하는 작가를 계속해서 밀어주느냐 하는 겁니다. 시드의 멀로사와 여사 건도 그렇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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