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25일
얏타맨 실사판을 보았습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아무래도 감상을 적는 것에 있어서 '드래곤볼 에볼루션'과의 비교는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겠죠. 일본에서는 아직 왓치맨이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시 비교대상을 드래곤볼 에볼루션으로 잡은 사람이 많은 듯 합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 역시 영화 수준만으로는 드래곤볼 에볼루션과 별 차이가 없는 B급입니다.
하.지.만. 재미로 말하자면 도저히 비교가 안됩니다. 원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다는 전제 하에(사실 원조 얏타맨은 국내에서도 두 번 방영된 적이 있었죠. 신작 얏타맨은 아직 일본에서도 완결이 안 났으니...) 본다면 정말로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한 논쟁이나 호오의 여지는 있지만, 그 수준은 드래곤볼 에볼루션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솔직히 얏타맨이라는 소재 자체가 드래곤볼과 비교하면 훨씬 다루기 쉽고 영화화도 쉬운 소재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장대한 서사 구조인 드래곤볼 원작과는 달리, 얏타맨은 기본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1화 완결식의 에피소드입니다. 더구나 기본적인 캐릭터와 패턴이 워낙 완벽하게 짜여있어서 응용도 아주 쉽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얏타맨은 드래곤볼에 비해 훨씬 고전 명랑만화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경우에도 실사화가 되면서 원작 특유의 만화적 개그를 많이 삭제했지만, 얏타맨에서 그런 짓을 한다면 바로 정체성의 위기가 옵니다. 그래서인지 얏타맨은 다른 만화 원작 실사 작품들이 거치는 '어른스러워지는' 과정을 대부분 포기해버렸습니다.
그 결과 얏타맨의 연출 센스는 원작을 전혀 모르는 일반 영화 관객이 본다면 '괴작'이라 할 수 있는 영역에 충분히 도달해 있습니다. 단지, 애초부터 노선이 확고했던 만큼 상당히 뻔뻔스럽게 만화적 비주얼을 밀고 나간 덕분에 적어도 자기 정체성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처음에는 독자 노선을 걷는듯 하다가 후반에 이도저도 아니게 된 드래곤볼 에볼루션과의 차이입니다.
특히 얏타맨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스태프와 출연진이 곳곳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원작의 필수적 요소가 대부분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습니다. 더구나 일단 넣는 이상은 확실히 넣습니다. 아무리 허접한 개그나 어이없는 부분이라도 그것이 얏타맨의 정체성이라면 모두 집어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모두 모여서 원작의 정체성을 재구축하는데 이바지했습니다.
사실 배우 연기력으로만 비교하면, 역시 얏타맨 측과 도론보(3악당) 측의 차이가 꽤나 벌어집니다. 얏타맨 1호 역인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도, 얏타맨 2호 역의 후쿠다 사키도 연기가 뛰어난 배우는 아닙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이 두 사람의 역할이 크게 연기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만화적인 오버가 부족한 점은 적잖이 아쉬웠습니다.
다행히도 오모챠마 역인 타카하시 치아키나 얏타왕(얏타킹) 역인 야마데라 코이치의 연기는 아주 적절합니다. 신작 애니판과 공통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 특히 야마데라 코이치는 대사 있는 엑스트라 역으로 직접 출연도 합니다. 그 밖에 원조 도론보 성우 중 두 명과 애니판(구판 & 신판)의 사사가와 히로시 감독 등도 특별출연합니다.
도론보 쪽은, 도론죠 역인 후카다 쿄코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사실 홍보 자체도 얏타맨보다는 도론죠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 같았는데, 어차피 원작에서도 얏타맨보다 도론보 일당이 인기가 더 좋았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 보야키 역인 나마세 카츠히사(고쿠센의 교감 역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편이죠)나 돈즈라 역인 켄도 코바야시의 연기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반면 게스트 캐릭터 쇼코를 연기한 오카모토 안리는 원작에 없었던 캐릭터라서 그런지 입장이 좀 애매합니다. 생각해보면 다른 배우들은 어쨌든 원작 캐릭터가 확실하니 배역을 잡기도 쉬웠겠지만, 쇼코는 비중이 제법 있는 오리지널 캐릭터인 만큼 난이도도 높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얼굴보다는 조금 더 연기가 되는 배우를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정리하자면, 캐릭터의 원작 재현도에 있어서는 드래곤볼 에볼루션과 감히 비교가 안됩니다. 비록 의상 등은 실사화에 맞춰 어느 정도 변경되었다고 해도,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과 성격 등은 원작과 일치합니다. 정확히는 신작보다는 구작 쪽에 조금 더 가까운 편입니다만, 적어도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원작 재현과 재구성에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보입니다.
전반적인 비주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첫 전투의 무대인 파괴된 시부야 장면을 비롯해 최종 결전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CG로 제작되었습니다만, CG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가 워낙 작품 분위기가 만화적인 만큼 어색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주역 메카 얏타왕의 경우는 실물 크기 모형이 함께 쓰이는 등 CG만이 아닌 세트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액션 역시 괜찮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특수 효과와 와이어 액션 위주입니다만,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특촬계 작품도 많이 맡아봤는지라 원작의 과장된 느낌을 잘 살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쪽도 원작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원작의 연출에 집착하는 사람 사이에 의견이 갈릴 부분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일정 수준'에는 도달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정말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태프롤이 끝나고 나오는 '예고'에 있어서도 드래곤볼 에볼루션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모든 것이 원만하게 마무리된 줄 알았던 상황에서 나오는, TV 시리즈의 예고편을 그대로 재현한 '다음 주 예고'의 센스는 그 재미와 정성으로 인해 작품의 여운을 더욱 깊게 남겨줍니다. 이건 정말 속편 나와야 합니다.
text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감상] 드래곤볼 에볼루션 by Rubille
- 드래곤볼 에볼루션 시사회를 다녀온후 초간단 감상입니다. by 스파이
- 드래곤볼 에볼루션. 그 내용을 전부 공개합니다.(네타有) by 아리엘마스터
- 드래곤볼 에볼루션 봤습니다. by 디케
- [일본]실사판 ‘드래곤볼’ 시사회. 감상후기는 혹평으로 가득. by 아돌군
# by | 2009/03/25 10:58 | 특촬 이모저모 | 트랙백(3) | 덧글(22)

![Exile - Catchy Best [통에 든 포스터 증정]](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9049753582_1.jpg)


![[수입] Michael Jackson - Thriller [25th Anniversary Edition] (Classic Cover, CD+DVD)](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6971798627_1.jpg)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전단지] 얏타맨
타츠노코의 히트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한 의 한 장 짜리 전단지 앞 뒷면.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더 관심을 모았을 법한 도론조 일당의 모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당시의 전단인 듯, '근일 공개'를 언급하며 실루엣만으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다양한 소재를 넘나들며 평균 이상의 연출을 해 내는 미이케 타카시의 작품인지라 과연 어떤 스타일로 완성되었을지 한층 궁금하다. 양면으로 구성된 전단지. 펼쳐 보면 주인공들과 악당인 도론보 일당의 이미지가 대비를......more
제목 : 이겨라 승리호 흥행에 승리하다.
얏타맨 (2008) Yatterman 코미디, 액션 감독 미이케 다카시 (Takashi Miike) 주연 사쿠라이 쇼 (Sho Sakurai) 후카다 쿄코 (Kyoko Fukada) 후쿠다 사키 (Saki Fukuda) 출연 나마세 카츠히사 (Katsuhisa Namase) 오카모토 안리 (Anri Okamoto) 아베 사다오 (Sadao Abe) 줄거리 칸과 여자친구 아이는 사랑과 정의의 히어로 얏타맨 1호와 2호로 변신해 도론보 일당과 싸우......more
제목 : 얏타맨(실사판)
'도둑의 신'을 자처하는 도론보 패거리의 두목 도쿠로베에는 4개를 한데 모으면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준다는 전설의 아이템 도쿠로스톤(해골광석)을 손에 넣기 위해 부하인 도론죠 3인방에게 대수색을 명한다. 한편 도쿠로스톤의 비밀을 추적하던 고고학자 카이에다 박사는 나르웨이의 숲(...)에서 실마리를 발견하지만 도쿠로베에의 마수에 걸려들어 행방불명이 된다. 박사의 딸 쇼코는 매번 도론보의 계략을 저지하는 정의의 사자 얏타맨에게 아버지를 찾아달라고 의......more
우와. 이건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 국내상영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ㅇ<-<
이러쿵저러쿵 잘 진행되어서 국내 정식개봉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국내에서 이겨라 승리호를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도 싶고 여러가지로 난관이 많아서 힘들 것 같이 느껴지네요 ㅠㅠ 아니면 부천 국제영화제라도[...]
혹시 시사회라도 있었던 건가 싶어 국내개봉에 대한 기대가 은근히 생겨나네요.
솔직히 후카다 쿄코의 네이밍파워로 국내 상영은 좀 어렵다고 보거든요.
과연 누가 에볼루션의 신화(?)를 깰 것인가;;
레이트쇼 티켓을 사야하나;;
그런데 국내에 상영될지는 미지수가 될 것 같네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만 상영되고 끝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