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 관련 주저리 마징가 신화

1. 이번 극장판 마징가, 솔직히 내용을 줄여도 너무 줄여놔서 서사에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일본 개봉과 동시에 나오는 소설판의 볼륨을 생각하면 충분히 짐작할만한 부분입니다. 원래 토에이쪽 극장판이 다 그렇죠. 원래 이 작품 타겟이 예전 리얼타임으로 TV판을 보던 세대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현재 팬들의 취향과는 안 맞는 부분도 있습니다.

2. 어쩐지 액션은 좋다고 했더니, 원래 만들었던 것은 액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과거 마징가 시리즈를 제작했던 원로 스태프의 일갈이 있었다는군요(아직 회사에 남아있다면 분명 임원급이겠죠). 그 후로 싹 뜯어고쳐서 새로 만들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확실히 그 말이 실감이 날 정도의 액션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3D라서 이것도 취향을 타긴 탈 겁니다.

3. 예전에 제가 뭣도 모르던 시절, 슈퍼로봇대전에서의 마징카이저와 그렌다이저의 관계에 대해 떠들어댄 것이 있었는데, 이후 현업에 종사하면서 나가이 고 선생님도 만나고 그 밖에도 다이나믹 프로 관계자, 당시 반프레스토 관계자, 현재 슈퍼로봇대전 관계자들과 만날 기회가 생기면서 진짜 진상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처음 써보는군요.

요약하면, 단순히 돈 문제였습니다. 토에이에서 만든 원조 3부작 이외의 권리는 기본적으로 반다이에서 가지고 있는데, 마징카이저도 반다이쪽 권리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슈퍼로봇대전에서는 토에이 마징가와 반다이 마징가를 같이 쓰기가 쉽지 않다는군요. 딱히 안되는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양쪽 권리를 같이 취득하면 돈이 더 많이 나간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토에이 마징가에 해당되는 그렌다이저와, 반다이 마징가에 해당되는 마징카이저가 같이 나오지 못했던 것은 그냥 돈 문제라는 것입니다... 정작 얘기를 들어보니 많이 허무하네요. 한가지 더 추가하면 이번 마징가는 반다이가 메인 스폰서이기 때문에 토에이 마징가이면서 반다이 마징가이기도 한 특이한 입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테라다 씨의 입장도 철없던 시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다르다고 합니다. 어쩌다보니 아직도 반프레스토에 계시는 그분 입사 동기 분이랑 같이 술자리를 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들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슈퍼로봇대전때문에, 지금은 비록 게임은 안 만들지만 반프레스토라는 회사를 무척 좋아한다고 말씀을 드리니 즐거워 하시면서 말씀해 주시더군요.  

진짜 슈퍼로봇대전의 아버지는 반프레스토의 초대 사장이자 이후 반다이 회장을 맡으셨던 스기우라 유키마사 씨고, 그분이 판권사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슈퍼로봇대전이라는 포맷을 만든 진짜 공로자라고 하시더군요. 그분이 현역에 계신 동안 계속 신경을 써주셨기에 슈퍼로봇대전이라는 게임이 있을 수 있었는데 사람들은 테라다만 찾는다고 하더군요.

아쉬운 것은 이후 술이 좀 많이 들어가면서 기억 안 나는 얘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제가 반프레스토와 일을 하기는 하지만 그분도 관리자급이다보니 실무자인 제가 직접 뵙기는 쉽지 않네요. 조만간 다이나믹 프로 쪽 분들과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될텐데 이것저것 또 재미있는 얘기가 들어오겠죠.

덧글

  • 잠본이 2017/12/31 13:25 #

    다이나믹 마징가와 토에이 마징가만 생각했었는데 반다이 마징가를 따로 봐야 하는 거였군요. 어른의 사정이란 참 허무하고도 오묘한...
  • tarepapa 2017/12/31 15:02 #

    돈...의외로 간단하면서도 허망한 진실이였군요...
  • 자유로운 2017/12/31 18:05 #

    의외로 진실은 허망한 경우가 많지요. 그래도 어떻게 교통 정리가 되어 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지요.
  • 2018/01/23 03: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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